외환시장 개입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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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는 해소됐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우리나라는 2016년 4월 이후 5차례 연속 관찰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매년 보고서 발표 시점을 앞두고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미 재무부는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면서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적절한 시기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 10월 환율보고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우리 정부도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가는 현재 한국뿐이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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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제원 기자
  • 승인 2018.03.18 22:21
  • 댓글 0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정부가 외환시장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 개입한 내역을 공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출 등에 유리하게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일각의 의심을 불식하고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외환시장의 개입 내역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환율 시장의 투명을 높이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 외환시장 개입 내역 전해졌다.

현재 미국·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외환시장 개입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기재부와 한은은 이날 공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IMF 등의 권고를 감안해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등을 포함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환율 변동은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쏠림 현상이 있을 때만 미세 조정한다는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입장에도 IMF, 미국 등은 우리나라에 대해 환율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환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부가 다음 달 미국의 환율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검토 중인 것은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을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 등 환율조작국 3대 요건 중 환율 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만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환율 조작국 지정을 피했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아르헨티나로 출국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레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4월 발표되는 환율 보고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해 우리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썼다.

김 부총리는 아르헨티나 방문에 앞서 미국 뉴욕에 들러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연락을 해 한미 통상현안을 챙겼다고 밝혔다.

미국의 환율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의 약달러와 국내 외환보유액이 증가하고 있어 급격한 원화 절상 시에도 우리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여력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으로 날아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 등과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주기와 방법을 두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이에 우리 정부가 '환율 주권'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환율 주권이란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소신 있게 나설 수 있는지 여부로 판단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말 1207.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70.5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올해 연저점은 1050원대까지 낮아졌다. 1050원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환율에 대한 향후 전망은 다양하나 원화 가치를 더 높일 재료들은 여전히 많다. 먼저 약(弱)달러 추세다. 달러화의 향방은 원화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 중 하나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약달러를 선호한다. 약달러가 자국의 교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외환시장 개입 내역 외환시장 개입 내역 정부는 그간 약달러 고수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왔다.

물론 G2간 무역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키울 수 있다는 점, 미국의 경제 성장세나 정책금리 상승여력이 여타 국가에 비해 뚜렷하게 나타나는 점 등은 약달러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요인이 추세적인 움직임을 반전시킬 지는 미지수다. 무역분쟁의 경우 전면적인 '무역전쟁'까지 확산되지는 않으리란 게 대체의 시각인 데다 미국의 재정·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도 약달러 전망에 힘을 보탠다.

급속도로 가까워진 남북관계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도 원화 절상 요인이다. 이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5월 말엔 북·미 정상이 만난다. 현재 언급되는 종전 협정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온다면 원화 강세 압력은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원화 절상이 급격히 이뤄지더라도 우리 외환당국이 대응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내역의 공개를 두고 우리 외환당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가 발표한 4월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명목 GDP 대비 0.6%로 기준치와는 차이를 보였음에도 불구, 미 재무부는 계속해서 우리 외환당국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동연 부총리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오는 21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춘계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와 관련해 논의할 전망이다.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각) IMF 본부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접견,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각) IMF 본부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접견,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현재 정부는 환율의 경우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때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고 있다. 이때 개입 내역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IMF 등은 한국 정부 측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특히 미국 재무부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 사이를 주목했다. 당시 3개월 간 원·달러 환율이 60원 이상 내려오면서 정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시행은 불가피했다. 그런데도 한국 정책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마땅치 않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빼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면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여부와 관련해 "외환시장 공개여부는 미국과 쌍무적으로 얘기할 내용은 아니다"라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 뒤인 14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 상황 등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돼야 한다"며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김 부총리는 이틀 뒤인 16일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는) 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우리의 검토 하에서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환율 주권은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면 대외신인도나 환율보고서의 평가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우리 정책 방향에 맞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경제상황과 환율시장 구조나 움직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은 공개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개 수위를 낮은 수준으로 조절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정책당국이 외환시장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시행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마저 미국 재무부가 외환시장 개입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환율 주권을 지키겠다는 것은 필요할 때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미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오인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외환시장 참여가 소극적이 될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에 공개키로…원화 강세 요인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 블룸버그

정부세종청사 4동 4층은 한국 정부 외환 관리의 중추다. 한국 경제 정책의 방향키를 잡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통째로 쓰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4층에는 외환 정책을 담당하는 국제금융국 외화자금과가 자리하고 있다. 외화자금과 사무실 한쪽에 작은 방이 있다. 정부청사의 여러 사무실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기자들에게도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 공간, 바로 딜링룸(dealing room)이다.

딜링룸은 보통 증권사나 은행 같은 금융회사의 매매·거래 전용 사무실을 말한다. 그런데 정부청사 안에 왜 딜링룸이 있는 걸까. 외화자금과의 딜링룸 풍경은 여느 금융회사의 것과 다르지 않다. 여러 대의 모니터에는 세계 주요 통화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보이고, 한국 외환시장의 흐름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건 딜링룸의 역할이다.

외화자금과에서 딜링룸을 전담하는 직원들은 환율의 움직임을 초(秒) 단위로 챙긴다. 외환시장이 갑자기 요동쳐서 한국 경제에 피해가 예상될 때,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활용해 달러를 매도하거나 매수하는 개입에 나선다. 금융회사의 딜링룸이 기업이나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면, 외화자금과의 딜링룸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그런데 최근 이 감시초소가 등화관제(燈火管制)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화 환율)이 하락하는 데도(원화 강세), 정부의 시장 개입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월 초 1090원대였던 원화 환율은 4월 초 한때 1050원대까지 떨어졌다. 원화 환율이 연저점은 물론이거니와 연일 2014년 이후 최저치를 돌파하며 떨어지는데도 외화자금과 딜링룸의 전화기는 조용했다는 말이 외환시장에 돌았다.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기업은 같은 물건을 팔아도 원화로 버는 돈이 줄어들어서 손해다. 한국 경제는 수출 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건 외환 관리의 핵심인데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7년 11월과 올해 1월, 원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이 확실하다.”

4월 13일 미국 재무부는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환율조작 관찰 대상국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교역국의 외환 정책을 평가한다. 이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기업의 투자가 끊기고 해당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지는 등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연간 대미 무역흑자액 200억달러 이상 △GDP 대비 연간 경상흑자 비율 3% 이상 △GDP 대비 외환시장 개입 비율 2% 이상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에 지정된다. 한국은 GDP 대비 외환시장 개입(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순매수한 금액) 비율이 2%를 넘지 않아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다. 하지만 한국도 1988년 4월부터 1989년 10월까지 1년 반에 걸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다가 대미 무역수지가 빠르게 적자로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다행히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지만, 좋지 않은 끝맛을 남겼다. 환율보고서는 한국 거시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조한 것을 감안하면 2010년 이후 원화 가치가 저평가된 것(원화 약세)으로 보인다며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개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면 추후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암묵적인 압박이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 오는 10월에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원화가 글로벌 투기 세력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미뤄왔다. 한국 정부가 어떤 시점에, 어느 정도 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지를 알게 되면 헤지펀드 등 국제 투기세력이 이런 정보를 역으로 이용해 한국 외환시장을 투기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가가 거의 없고,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인 미국 정부가 더 이상 이 문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한국 정부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것보다 환율조작국에 지정됐을 때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작용했다.


3개월마다 순매수 규모만 공개할 듯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놓고 물밑 협상이 이뤄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4월 21일 워싱턴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처럼 성숙한 경제와 외환시장을 가진 나라라면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며 “점진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장에 잘 적응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건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이다. 정부는 이르면 5월부터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3개월에 한 번씩 외환 순매수 규모만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매달 외환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김 부총리가 점진적인 방식을 택하겠다고 한 만큼 당장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할 가능성은 적다. 순매수 규모만 공개하면 구체적인 매수·매도액은 확인이 불가능한 만큼 투기 세력이 악용할 여지도 줄어든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매수·매도 총액까지 공개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구체적인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TPP 회원국들이 체결한 공동선언문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외환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개입 내역은 매달 발표되는 외환 보유액 자료로도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며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에 대한 부담 때문에 환율을 방치하면 원화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가치가 1% 오르면 수출 물량은 0.12%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인 전기·전자, 운송장비가 받는 타격이 크다. 그동안 원화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었던 북한 리스크가 축소되면서 원화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개입이 불가능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

우리나라가 우려하던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게 됐다. 미 재무부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함에 따라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정책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라는 숙제가 남았다. 예년과 달리 미국이 노골적으로 개입 내역 공개를 촉구하면서 공개 범위와 주기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미 재무부가 환율조작국을 판정하는 3가지 조건 중 2가지에 해당돼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외환시장 개입 내역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GDP 대비 순매수 비중이 2%를 초과하는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 등을 기준으로 교역대상국을 분석한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230억달러이고, GDP 대비 경상흑자 규모는 5.1%이기 때문에 관찰대상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 외환 당국이 지난해 외환시장에서 GDP의 0.6%만큼 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추산했다.

3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심층 분석 대상국(환율조작국)이 된다. 지난해 4월 보고서부터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얻은 흑자 규모가 과다하게 큰 국가(중국)의 경우 1개 요건만 충족해도 관찰대상국이 된다. 미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도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는 해소됐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우리나라는 2016년 4월 이후 5차례 연속 관찰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매년 보고서 발표 시점을 앞두고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미 재무부는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면서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외환시장 개입 내역 외환시장 개입 내역 개입 내역을 적절한 시기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 10월 환율보고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우리 정부도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가는 현재 한국뿐이다.

관건은 공개 범위와 주기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는 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월 단위 개입 규모를 한 달 뒤에 공개하고 있고, 미국은 분기별로 공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분기(또는 반기)별로 달러화 순매수 금액만 공개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공개주기를 더 짧게 하고, 더 상세히 알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하면 TPP 방식를 준용하도록 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TPP는 분기별 매수·매도 총액을 1분기 이내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매수·매도 규모까지 자세하게 공개할 경우 환투기세력에 이용당할 수 있고, 시장 개입 효과도 떨어져 외환당국의 고민이 깊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는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IMF·WB(세계은행) 춘계회의에서 크리스찬 라가르드 IMF 총재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잇따라 만나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협의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발표할지는 아직 외환시장 개입 내역 확정되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IMF와 G20의 권고에 따라 그동안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공개주기,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며, 어떤 경우에도 특정 국가와 쌍무적으로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DAILY 정책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 하반기(7~12월)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조치를 위한 외환 개입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개입 없이도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내 외환시장이 보다 성숙해졌다는 증거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29일 오후 4시 공개한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 외환당국의 외환 순거래(매입) 규모는 마이너스(-)1억8700만달러였다. 서울 현물환 시장에서 하루 거래량이 대략 60~80억달러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생각보다 미미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미국의 환율조작국 기준 중 하나가 순매입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 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안정조치를 위한 외환 순거래 규모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환율조작국’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다.

외환 순거래란 외환당국이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실시한 외화 총 매수금액에서 총 매도금액을 차감한 내역이다. 한은은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이번에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간 미국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우리 외환당국이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하기를 요구해왔다. 우리 외환당국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원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절하할 수 있다는 의구심에서다. 우리 당국은 국내 외환시장이 충분히 성숙했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안정조치를 공개하기로 했다.

시장은 우리 당국이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하면 시장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당국이 외환시장에 쉽게 개입하지 못 하게 되면 시장에 투기세력이 침투할 위험이 커지고,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검토해 향후 투기에 활용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그러나 오히려 시장안정조치를 공개함으로써 우리 외환시장의 성숙도를 증명했다는 평가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거의 없었던 지난해 하반기 오히려 서울외환시장이 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일평균 변동 폭은 4.0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4.2원)보다 오히려 변동 폭이 외환시장 개입 내역 줄었다. 최근 6개 반기(2016년 상반기~2018년 하반기)를 비교해보니 2016년 하반기(3.8원)를 제외하면 가장 변동폭이 작았다. 월평균 변동폭(11.3원)은 최근 6개 반기 중 가장 작았다.

한은도 이번 조치로 우리 외환시장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 규모가 19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를 시행한 이후 20배 이상 증가하는 등 그간 우리 외환시장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정부의 정책적 노력 등으로 우리 경제의 대외충격 대응능력도 크게 향상됐다”며 “시장안정조치 공개는 우리 외환정책 운영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 외환정책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제고되면 중장기적으로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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